노인병원에서 근무하면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환자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은 치매다음으로 흔한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입니다. 1817년 영국의 내과 의사 파킨슨이 "the shaking palsy(진전마비)"란 제목의 논문을 처음으로 발표해 파킨슨씨병, 진전마비라고도 합니다. <파킨슨 증후군>이라는 용어도 있는데 이는 파킨슨병과 그와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을 일컫는 넓은 의미의 용어이며 파킨슨병은 파킨슨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여러 질환군 중 한 가지 유형입니다. 이 글에서는 파킨슨병의 원인과 증상, 치료방법에 대해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파킨슨병의 원인은?
파킨슨병은 중뇌에 있는 흑질의 신경세포가 변성 및 괴사를 일으켜 이 부위에서 생산되는 도파민이 감소하고 흑질, 선조체(미상핵과 피각)의 신경전도에 지장을 초래하여 선조체를 경유하는 근의 정상적인 활동이 소실되어 일어나는 운동계의 변성 질환입니다. 발병에 성별의 차이는 없고 주로 노년층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병에 걸릴 위험성이 커지게 됩니다.
파킨슨병 자체의 원인은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산화 스트레스에 의한 신경세포의 손상, 환경 독소, 유전적 요인, 노화의 촉진 등이 원인으로 추측됩니다.
파킨슨병의 증상은?
조기 증상으로는 쉽게 피로하거나 전신에 나타나는 권태감 정도이지만 아주 서서히 시작되어 조금씩 진행되기 때문에 언제부터 병이 시작됐는지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파킨슨의 대표적인 증상 3가지로는 서동증, 안정 시 떨림, 근육강직이 있는데 서동증은 움직임이 느린 상태를 의미합니다. 걸음이나 손동작뿐만 아니라 말도 느려지고 눈의 깜빡임도 감소하여 점점 얼굴에 가면을 쓴 것처럼 표정이 굳어지게 됩니다. 머리를 앞으로 내밀고 몸통과 무릎이 굽은 자세와 작은 보폭의 독특한 보행양상을 보이게 되고 병이 더 진행되면 균형장애가 발생하여 자주 넘어지게 됩니다. 또한 근육이 서서히 굳어져 일상활동에 제약이 생기고 대다수의 환자들은 안정된 상태에서도 손이나 다리의 미세한 떨림을 경험하게 됩니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운동장애가 점점 진행하여 걸음을 걷기 어렵게 되고 일상생활을 전혀 수행할 수 없게 되기도 합니다.
호앤야척도(Hoehn and yahr)로 파킨슨병 환자의 중증도를 총 5가지의 단계로 분류합니다.
1단계에서는 한쪽 면에서만 증상이 나타나며 가벼운 증상으로 이 단계에서는 일상생활에 지장은 없습니다.
2단계는 떨림, 근경직과 같은 증상이 양측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일상생활이 약간 불편한 정도입니다.
3단계에서는 보행장애가 명확히 관찰되고 방향 변환이 불안정한 상태이나 이 단계까지는 독립적인 보행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4단계는 보조기구나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보행이 불가능한 상태로 간호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5단계는 가장 심각한 단계로 보행이 불가능하여 대부분의 일상을 침상에서 보내야 하고 이동시 전적인 도움을 받아 휠체어로 이동해야 하는 상태입니다. 스스로 일상생활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전적인 간호가 필요합니다.
파킨슨병의 치료방법은?
파킨슨병의 치료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 중에서 어떤 치료법을 선택해야 하는지는 환자 또는 보호자가 스스로 결정할 수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맞는 가장 좋은 치료법이라는 것은 없기 때문에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찾아 꾸준히 시행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파킨슨병으로 진단을 받으면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파킨슨병의 치료목표는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수행하는 것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최소 용량의 약물을 사용하게 됩니다. 증상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 처음부터 많은 약물을 복용하면 약으로 인한 부작용이 빨리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는 몇 개월 혹은 몇 년 안에 치료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장기적으로 복용해야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환자의 상태가 변하게 되면 상태에 적합한 치료법을 찾아나가야 합니다. 파킨슨의 치료 약물은 파킨슨을 완치하거나 진행을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하여 환자가 일상생활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약물입니다. 증상이 심하고 약의 효과가 없는 환자들에게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되지만 수술을 하고 나서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고 수술 전보다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수술을 통해 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를 주의 깊게 선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파킨슨병의 재활치료는 직접적인 중추신경계의 병변 자체를 교정할 수는 없지만 환자의 기능을 돕거나 유지하고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데 도움을 줍니다. 일반적으로 관절 운동 범위, 지구력, 균형 유지, 보행 능력, 서동증, 근육 강직 등의 운동 기능의 장애에 대해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언어 장애에 대한 집중적인 재활치료도 어느 정도의 효과는 있습니다. 그러나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악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재활치료가 중요합니다.